Profile작가 소개
김진 Jean Kim / VERAU
할아버지의 낡은 수첩 한 권에서,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던 구조를 읽어내기 시작한 사람. 단열배(insulation pyrus)의 작가 김진은 존재했지만 알지 못했던 것을 찾는다.
전설로만
남은 사람
A legend, never told
김진은 친할아버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가 아는 할아버지는 가족들의 입에서 몇 문장으로만 전해졌다. 1960년대, 미군 부대의 건축 설계와 건설 사업을 했다는 것. 이야기는 늘 거기서 멈췄다.
아버지를 비롯해 누구도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침묵을 강요받은 사람처럼 말을 아꼈다. 할아버지는 집안에서 전설처럼 언급될 뿐이었다.
감춰진 진실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진실은 시간이 지난 뒤,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그에게 돌아왔다.
모두가 무슨 전설처럼
— 김진
언급만 하는 게 답답했어요.
Archive기록 속의 얼굴
정면을 보는 아이
선글라스를 쓴 채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던 아이는, 이제 할아버지의 기록을 정면으로 들여다본다.



수첩,
낯선 단어 하나
The notebook
검은 표지의 작은 수첩. ‘MEMO’라고 인쇄된 누런 종이 위에 푸른 잉크로 숫자와 자재 목록이 빼곡하다. 퓨즈, 고무 띠, 전구, 코킹 컴파운드, 골함석. 처리한 항목에는 줄이 그어져 있다.
한 페이지 맨 위에 낯선 단어 하나가 적혀 있었다. 인슈레이숀. 영어 insulation, 곧 단열재를 소리 나는 대로 받아 적은 말이다. 그 아래로 물량과 금액을 셈한 숫자가 이어진다. 136×12=1632.
그 순간 그는 알았다. 이것은 입에서 입으로 흘러 다니던 이야기가 아니라, 정확한 숫자로 남은 기록이었다. 수준이 너무 높았다.


수첩이랑 자료를 딱 보는 순간,
— 김진
이건 구전으로만 전해 내려오는
수준이 아니구나 싶었어요.
감정은 빼고,
구조만
Only the structure
파면 팔수록 기록은 점점 중앙에 가까워졌다. 그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미군 부대 안에 대통령만 드나들 수 있는 통로까지 만들었다.
흥미로운 이야기다. 그러나 그를 붙잡은 것은 이야기의 극적인 면이 아니었다. 무엇이 어떻게 지어졌는가. 누가, 어디로 드나들었는가. 그가 알고 싶었던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구조였다.
그는 무엇이든 시키는 그대로 하는 것을 싫어한다. 수첩을 계기로 세상을 의도적으로 알아내기 시작했고, 그때 시야가 생겼다.
감정은 빼고,
— 김진
그냥 그 구조를
알고 싶은 거예요.
꿈속의
배나무
The pear tree
어느 날 꿈에 할머니의 배나무가 나왔다. 가지마다 존재조차 몰랐던 낯선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서양배였다.
존재했지만 알지 못했던 것을 발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첩 속의 인슈레이숀과 꿈속의 서양배, pyrus. 두 단어가 만나 하나의 이름이 되었다. 단열재로 만들어진 서양배, 단열배.
insulation+pyrus
외부에 변하지 않도록 단열시켜,
알지 못한 사실을 발견해 드러낸다.
단열배의 철학
Now지금의 김진
질문은
여전히 같다
이것은 어떻게 지어졌는가. 누가 설계했고, 무엇으로 막아 두었는가. 그는 오늘도 같은 질문으로 세상을 들여다본다.



VERAU
- vera
- 진실, 진짜
- Au
- 원자번호 79번, 금. 라틴어 aurum, 빛나는 새벽
필명 VERAU는 두 단어를 겹친 것이다. 진실, 진짜를 뜻하는 vera. 그리고 원자번호 79번, 금의 원소기호 Au. 금은 공기나 산화제에 반응하여 부식되지 않는다. 그가 찾으려는 것도 그런 진짜다.
공기나 산화제에 반응하여 부식되지 않는 진짜를,
— VERAU
외부에 변하지 않도록 단열시켜
알지 못한 내용을 발견해내겠습니다.
Profile
- 이름
- 김진Jean Kim
- 필명
- VERAU
- 프로젝트
- 단열배insulation pyrus
- 작품
- 준비 중
- 문의
- 준비 중